주검의 모습
과연 사람이 죽은 후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세상의 모든 종교는 내세가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내세 떄문에 믿음을 갖는다.
살아있을 떄보다 죽고난 모습에 민감하며 믿음에 깊게 빠진다.
이집트의 파라오들은 죽은 후에 어떤 모습을 상상하며 그 큰 피라밋을 무덤으로 만들고,
영생불멸을 꿈꿔 우리나라까지 불로초를 구하러 보낸 진시황은 살았을 떄와 같이 본인의 주검에 함께한 수많은 병마용들이 있어 든든했을까?
나는 교회를 다니기는 하지만 아직 죽은 후의 세상을 믿지는 못한다.
신의 존재를 믿기에는 내 이성이 너무 냉철함 때문일까?
그러면서 나는 교회에 가서 또는 가끔 자식들의 장래에 대하여, 우리 부부의 건강을 위하여, 형제들의 행복을 위하여 기도록 하고는 한다.
가끔 모순된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교회에 부정적이면서....
아니 신의 존재를 인정하지도 않으면서
사돈의 장묘준비 관계 때문에 딸과 통화하면서 다시금 장묘문화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통화 중 딸이 나에게 "아빠는 돌아가신 후에 어떻게 해 주었으면 좋겠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내가 죽은 후 모습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에 대하여 별로 관심이 없다.
가끔 주위에 잘 단장된 무덤을 보면 '저집 자식들이 잘 되었는가 보다' 하는 생각을 하였다.
잘 단장된 무덤을 보면 살아 있는자의 위안이지 죽은 사람이 무엇을 알 것인가
나도 20여년 전에 망우리에 있던 어머니 묘를 파묘하여 고향의 아버지 묘와 합장을 한 적이 있다.
돌아가신지 30년, 20년이 지나 다 탈골된 부모님의 유골에서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왜 돈을 들여 시간을 들여가며 합장을 했을까?
형이 하고싶어 하기에?
단순히 형이 하고싶에 하기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머니와 아버지 산소는 내가 더 자주 찾아봤었고 항상 함께 계시지 못한 것이 안탄까웠던 것 같다.
그리고 부모님 봉분이 파손된 것을 보며 어떻게 하지도 못하면서 가슴아파 했고....
형이 관리가 어려워 파묘를 했다는 소식을 인도네시아에서 접하고서는 서운하였고.....
어머니 아버지가 그리울 때 찾아 갈 곳이 없다는 것이...
나는 내가 죽고 난 후의 모습은 아이들 뜻에 따르기로 했다.
우리가 죽고난 후 찾아갈 곳이 없어 서운해 할 아이들의 모습이 떠 올라서...
그 것은 나의 뜻이 아닌 아이들의 뜻이기어.............
아니 내가 죽어서도 아이들의 구심점이 되고 싶어서일까?
그 동안 미뤄왔던 "연명치료 거부"의 행정절차를 마무리 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장기기증"도.....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