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는 새싹을 보호하기 위해서 조용히, 얌전히 내린다"는 창우의 글을 마음에 새기며 봄비 소식에 나들이가 쉽지 않겠지만 봄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자위하며 전날 상경해 하룻밤 묵은 딸 집을 나섰다.
모임 장소가 동국대역 6번 출구로 지하철 역를 나서는데 비가 제법 뿌리고 있다.
비를 피해 근처 정자 주변에 사람이 많았는데 대부분 우리 또래 이상의 노인(?)들로 우리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인 것 같았으며 나이를 먹다보니 개성이 없어져 비슷한 모습들에 간만에 보는 친구들 찾기 쉽지 않았는데 쌍둥이 창열이가 정자에 서서 손짓 해 쉽게 친구들과 만날 수 있었다.
작년 나들이에 본 친구, 몇 십년 만에 보는 친구도 있었다.
서울서 초중고교를 다니고 성년 되어 서울을 떠난 후 이런 저런 사연으로 가끔 서울을 다녔지만 남산을 가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까마득하다.
더구나 남산을 오를 때는 매번 앞쪽(?) 케이블카 있는 방향으로 갔기에 이 길을 생경하였다.
전날 교통사고로 참석 못한다는 용식이의 안부를 이야기 하며 기다리는데 봄비 탓인지 생각보다 참가 인원이 많지 않았다.
일부는 뒷풀이 때 만나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남산 둘레길 입구로 이동하였다.
봄비와 자욱한 안개로 남산 타워를 배경으로 한 사진은 포기하고 둘레길로 접어 들었다.
남산을 많이 와 보지는 않았지만 복잡하기 그지없고 땅 값 비싼 서울의 중앙인 남산에 이런 고즈녁한 숲길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지방자치 장점으로 전국에 이 곳 남산의 둘레길과 같은 산책로나 공원 등이 많아진 것은 바람직한 것 같다.
둘레길 이곳 저곳 둘러보고 그 유명한 경리단길 입구로 나와 이태원에 들어섰다.
창열이가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현장 골목길을 안내해줘 돌아보니 골목길은 좁고 짧았다. 그날의 참사를 마음으로 느끼며 숙연한 마음에 비에 젖은 메모용지에 한마디 적어 메모판에 붙이고 돌아서 나오니 보도에 동판으로 제작된 인도네시아어로 된 표식이 있었다.
웬일인가 하고 지나 오는데 계속해서 세계 각국의 인사말 동판이 보도에 일정한 간격으로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이태원이 외국인들의 거리라는 것을 알리려 한 것인가 보다.
뒷풀이에 만나기로 한 인국, 철경이와의 시간이 남아 잠시 세계 음식 거리를 돌아 보았는데 한낮이라 한가했고 문을 연 집은 거의 없었다.
[수표교]
[둘레길에 만난 풍경]
[경리단 길]
[이태원 참사길 입구 메모판]
[세계의 인삿말]
쌍둥이 형제가 사전 답사해둔 식당에서 맛난 점심심사 하고 약수동으로 옮겨가 당구 한게임 하고 년 중 행사인 모임의 대미를 마무리 하였다.
모임을 주선하고 간식으로 구운 계란을 준비해 허기를 면하게 한 회장 준영, 좋은 장소를 안내하고 갈증에 대비하여 오이와 당근을 준비한 쌍둥이 형제 창우, 창열에게 감사하며 내년 나들이에는 더 많은 친구들 만날 것을 바라며 반창회 나들이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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