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반창회 나들이-남산 둘래길 산책

해오름kr 2023. 4. 30. 21:30

"봄비는 새싹을 보호하기 위해서 조용히, 얌전히 내린다"는 창우의 글을 마음에 새기며 봄비 소식에 나들이가 쉽지 않겠지만 봄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자위하며 전날 상경해 하룻밤 묵은 딸 집을 나섰다.

모임 장소가 동국대역 6번 출구로 지하철 역를 나서는데 비가 제법 뿌리고 있다.
비를 피해 근처 정자 주변에 사람이 많았는데 대부분 우리 또래 이상의 노인(?)들로 우리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인 것 같았으며 나이를 먹다보니 개성이 없어져 비슷한 모습들에 간만에 보는 친구들 찾기 쉽지 않았는데 쌍둥이 창열이가 정자에 서서 손짓 해 쉽게 친구들과 만날 수 있었다.
작년 나들이에 본 친구,  몇 십년 만에 보는 친구도 있었다.


서울서 초중고교를 다니고 성년 되어 서울을 떠난 후 이런 저런 사연으로 가끔 서울을 다녔지만 남산을 가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까마득하다.
더구나 남산을 오를 때는 매번 앞쪽(?) 케이블카 있는 방향으로 갔기에 이 길을 생경하였다.

전날 교통사고로 참석 못한다는 용식이의 안부를 이야기 하며 기다리는데 봄비 탓인지 생각보다 참가 인원이 많지 않았다.

일부는 뒷풀이 때 만나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남산 둘레길 입구로 이동하였다.
봄비와 자욱한 안개로 남산 타워를 배경으로 한 사진은 포기하고 둘레길로 접어 들었다.
남산을 많이 와 보지는 않았지만 복잡하기 그지없고 땅 값 비싼 서울의 중앙인 남산에 이런 고즈녁한 숲길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지방자치 장점으로 전국에 이 곳 남산의 둘레길과 같은 산책로나 공원 등이 많아진 것은 바람직한 것 같다.
둘레길 이곳 저곳 둘러보고 그 유명한 경리단길 입구로 나와 이태원에 들어섰다.

창열이가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현장 골목길을 안내해줘 돌아보니 골목길은 좁고 짧았다. 그날의 참사를 마음으로 느끼며 숙연한 마음에 비에 젖은 메모용지에 한마디 적어 메모판에 붙이고 돌아서 나오니 보도에 동판으로 제작된 인도네시아어로 된 표식이  있었다.
웬일인가 하고 지나 오는데 계속해서 세계 각국의 인사말 동판이 보도에 일정한 간격으로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이태원이 외국인들의 거리라는 것을 알리려 한 것인가 보다.

뒷풀이에 만나기로 한 인국, 철경이와의 시간이 남아 잠시 세계 음식 거리를 돌아 보았는데 한낮이라 한가했고 문을 연 집은 거의 없었다.

 

[수표교]

수표교가 청계천에 있다는 기억만 있었는데 청계천 복개공사를 하면서 이곳으로 옮겨왔다 한다.정자에서 버스를 타러 가며 지나는 길이다.

 

[둘레길에 만난 풍경]

둘레길에 실개천이 흐르고 천둥오리가 먹이를 먹는데 사진을 안 찍어 봤는지 두놈이 얼굴을 안 보여준다, 봄비 속의 연못이 분위기를 자아낸다.
숲길이 우거져 여름에도 걸을만 하겠고 유아 숲 체험공원은 손주를 데려오고 싶은 곳이다.
엔틱한 물레방아 뒤 당단풍나무가 가을에 오면 더욱 운치를 더할 것 같다
중간 중간에 있는 쉼터에서 비도 피할 수 있고 가볍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팔도에서 가져와 심은 소나무라 하는데 눈으로 보고는 구별이 어렵다.
정이품송의 아들 나무라 한다. 실제 정이품송 보지 못했는데 보고온 친구 말로는 비슷하단다.
둘레길 곳곳에 있는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길을 잊지 않도록 설치한 이정표이다.
둘레길과 남산공원 전도이다. 차제에 갈 기회가 있다면 찬찬히 들여다 봐야 할 것 같다..

[경리단 길]

둘레길이 끝나는 다리를 건너면 멀리 경리단길의 간판이 보인다. 메스컴을 통하여 들어본 경리단 길이다.                                                         자세한 설명이 있지만 소문난 이름만큼의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이태원 참사길 입구 메모판]

이태원 참사 골목길 앞에 설치된 방문자들이 남긴 메모판이다. 나도 한마디 남겼다, "어른으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세계의 인삿말]

이태원의 특색을 살린 도로옆 보도에 세계 각국의 인삿말이 동판으로 인삿말을 새겨놓았다. 인도네시아 인삿말 동판을 보고 반가워 근거를 남기려고 마지막에 있는 우리나라 인삿말 "안녕하세요"까지 분명 찍었는데 안보인다.. 아마 다른나라 인싯말 동판도 보도에 있었을텐데 내가 못 본 것 같다.

 

뒷풀이 장소에 함께한 철경, 인국이와 함께 인증샷을 남겼다. 영봉이는 바쁜 일이 있어 식사 전에 돌아갔다. 사진을 남긴 친구들 초상권 침해로 고발하지 말기를....^^


쌍둥이 형제가 사전 답사해둔 식당에서 맛난 점심심사 하고 약수동으로 옮겨가 당구 한게임 하고 년 중 행사인 모임의 대미를 마무리 하였다.

모임을 주선하고 간식으로 구운 계란을 준비해 허기를 면하게 한 회장 준영, 좋은 장소를 안내하고 갈증에 대비하여 오이와 당근을 준비한 쌍둥이 형제 창우, 창열에게 감사하며 내년 나들이에는 더 많은 친구들 만날 것을 바라며 반창회 나들이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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