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중추절 전야(Indonesia)

해오름kr 2013. 9. 18. 23:22

 

 

보름달이 한국에서 보는 달보다 작은 것 같다.

적도 근방이니 떠 크게 보여야 할 것 같은데 세 번째 보는 보름달이건만 별로 크지도 않고 또 한국의 보름달처럼 선명하지도 않다.

추석날 동쪽에서 떠오르는 보름달은 쟁반처럼 크고 선명하게 다가오는데 적도의 달은 계절의 변화가 없는 것과 같이 달의 크기도 변화가 없다.

 

해외에서 처음 맞는 추석이다.

아직은 추석 전날이기는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선물들고 부모님과 형제를 찾고, 전날부터 부모형제가 모여 음식을 만들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고, 당일에는 성묘하는 것이 한국의 전통 풍습인데 그러한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에 아쉬운 마움이 든다.

 

할 수 있을 때 안하는 것과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것의 차이라 할까?

 

한국은 아직 낮의 볕이 뜨겁다고는 하지만 조석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이 제법 가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티비 앵커들이 앵무새처럼 말한다.

지난 여름 한국이 더위에 장마에 몸살 할 때 이곳의 날씨는 더위를 느끼기는 하지만 한국처럼 찌는 듯한 날씨가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행복감을 누려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반대로 한국의 선선한 날씨을 부러워하면서 새삼 사람의 간사함을 느낀다.

 

지금 이시간 쯤이면 음식장만이 끝나고 부모형제가 모여 앉아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 오순도순 이야기 꽃을 피우는 시간일 것 같네요.

모두 잘 계시지요?

 

적도의 하늘아래 살고 있는 저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아직까지 배탈 한번 안 나고...

 

계절의 변화가 없는 것에 다소 시큰둥하지만 이 나라는 복을 너무 많이 받고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빈부의 차가 심하지만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받고 사는데 정작 자신들은 무엇이 좋은지를 모르는.... 아니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그런 태평함을 곳곳에서 느껴본답니다.

 

이곳에 오래사신 분들의 말을 빌리면 여기 사람들이 예전보다는 많이 강퍅해졌다고 합니다만 제가 보는 이들의 모습은 아직까지는 순수한 모습입니다. 그들이 강퍅해 진 것은 외지 사람들이 들어와서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카메라를 들이밀면 포즈를 잡아주고, 뙤약볕 아래서 사진이 잘못 나왔다고 몇 번을 다시 찍었는데 웃으면서 찍어주는 이들의 모습에서 순수함을 엿본답니다.

 

이곳 인도네시아에 와서 타임 스토리를 정리한다고 블러그를 만들었는데 오늘 첨 글을 올려봅니다. 그동안 몇군데 돌아다니면서 찍은 사진이나 이곳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을 간간히 전하겠습니다.

오늘 보시는 보름달은 중추절 달이 아닌 2개월 전에 찍은 달의 모습입니다.

오늘이 전야이긴 하지만 이곳 중추절 보름달은 한국의 달만 못하네요.

 

음식 맛나다고 넘 많이 드시지 말고 적당히 드시고 운동하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한가위가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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