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밑의 강(Indonesia)

가끔 퇴근시 시간이 이르면 일부러 돌아 가는 길이 있다.

협폭의 도로이기는 하지만 수로(강)을 따라 가는 길이다.

한국사람들이 즐겨하는 강변도로이다.

강변도로라고 하니 사치스러운 느낌이 든다.
이곳 사람들의 생명줄 같은 길로 무수한 오토바이가 다니는 도로이다.

 

언젠가 석양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자 지나갔던 길이 여유만 있으면 그 길을 따라 퇴근 한다.

아니 요즘은 고속도로가 막혀 일부러 이길로 퇴근을 한다.

강밑의 강!
무슨 헛소리냐고 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나 자신 처음 이길을 지날 때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강가의 길을 따라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강이 없어지고 다리가 나타나더만 내가 따라가던 강을 가로질러 약 20미터 아래에 협곡아래 강이 나타나고 내가 따라가던 강은 없어진 것이었다.

다리를 건너 반대편에 오니 내가 따라가던 강은 여전히 유유히 흐르는 것이 아닌가?

 

다리를 건너기 직전에 강이 끊기고 또 건너가면 물이 강둑을 넘칠 것 같이 찰랑거리면서 흐른다.

 

몇번을 지나면서 퇴근길에 차를 세우기도 뭐하여 지나치다가 궁금증을 떨쳐 버릴 수가 없어 차를 내려 물길이 어떻게 되나 찾아보니까 현지인들 말이 강밑에 강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으로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이강이 그 옜날 이곳을 350여년의 세월을 지배하였던 네덜란드인들이 수로로 만들었다는 것을....

언제 만들어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20여미터 협곡의 강 밑에 그 강이 지금도 유유히 흐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유히 흐를 것이다.

 

강둑을 따라 가다보면 거의 무너지기 직전의 다리를 만나는데 그 다리 밑으로 어림 20m 밑의 협곡에 강이 가로질러 흐른다.

강의 높이와 함께 적혀 있는 것이 날짜인 것 같은데 정확하게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그 내용을 확인해 봐야 하겠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본 내가 따라가던 강을 가로지르는 협곡의 강

건기에 찍은 사진으로 강의 바닦이 보인다.

우기에는 강이 거의 넘칠정도로 무섭게 흐른다.

 

다리 상부의 콘크리트가 거의 다 깨져 흉물스럽게 뼈대를 드러내고 있어 차량통행이 어려운데
동네 젊은이들이 나무를 엮어 콘크리트 위에 올려 차랑이 지나갈 수 있게 하고 돈을 받는다.

일종의 통행세인데 그 돈의 무게는 운전기사 맘이다.

 

이곳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카메라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데도 자연스럽게 포즈까지 잡아주며 초상권에 대한 시비를 걸지 않는 것을 보면서 나같이 무식한 이방인에게는 고마운 일이다,

 

다리 상판 콘크리트가 깨진 아래로 강물이 흐르는 것이 보인다.

얼기설기 엮어서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모습이 위험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큰 불만없이 별다른 사고가 없이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여유를 느낀다.

 

물이 흐르다가 밑으로 빠져드는 곳이다.

 

20m 협곡이 있는 강바닥을 지나 강물이 나오는 곳이다

 

협곡의 강 밑으로 물이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파노라마로 잡아보았으나 정확한 표현이 안된다.

 

 

부서져 골격이 보이는 다리위에서 지나간 흔적을 남겨 보았다.

 

협곡의 금방 무너질 것 같은 다리를 건너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강물은 유유히 흐른다.

 

아쉬운 것은 강밑의 강을 입체적으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주변에 산이라도 있다면 올라가서 표현을 해 보고 싶지만 이 곳은 평원지역이다.

 

헬기를 대절하여 공중에서 촬영을 한다면 가능할까?

그런 기회가 생길날을 기대해보자. 

첨언 : 2015. 7. 3

유유히 흐르던 강물이 강의 반대편에서 다시 유유히 흐르는 것이 단순히 강물의 낙차를 이용하여 끌어 올리는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우연히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한국 토목기술자인데 내가 좋아하는 인도네시아의 수로정비를 위한 컨설턴트로 온 사람이다.
물이 떨어지는 힘을 이용하여 펌프를 사용하여 물을 끌여 올린다는 것이다.

강밑의 강도 놀랐는데 특별한 동력없이 자연의 힘을 이용하여 그 많은 물을 펌핑하여 끌어 올린다는 것에 또 한번 놀랐다.

전세계에 몇곳 없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