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을 정확하게 언제부터 다녔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30년 넘은 것 같고 종주를 시작한지 30년 되 가는 것 같다.
그런데 30여년 전부터 다닌 지리산이건만 정작 반야봉은 가보질 못했다.
항상 옆으로 지나치면서 언젠가는 가야지 했것만 내 의지와 관계없이 오늘에서야 반야봉 정상을 밟았다.
전날 강한 바람으로 걱정했는데 약간 춥기는 했지만 구름 한점없는 하늘이 진정한 가을의 모습을 느끼게 하였다.
북벽의 나무잎은 거의 떨어지고 남벽은 붉게 타오르는 것이 아직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는 충분하였다.
노고단 고개서 본 반야봉 정상에 눈꽃이 피어 설마 도착할 때까지 있을까 했는데 우리가 도착할 때까지 남아있어 반야봉 정상을 밟은 기쁨을 배가하였다.
거의 15년만에 들어서는 능선이었것만 변한 것이 없는 모습의 길목마다 옜 생각이 새록새록 떠 올랐다.
일행 중 제일 처지면서 앞으로 얼마나 이 능선길을 밟아볼 수 있을까하는 하는 상념에 빠지면서 여건이 허락한다면 고희기념으로 종주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