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이야기

바래봉을 다녀오다

해오름kr 2021. 5. 9. 00:43

지리산 능선의 끝자락인 철쭉으로 유명한 남원시 운봉읍에 위치한 바래봉을 다녀왔다.
요즘은 전국적으로 철쭉이 유명한 산이 많다보니 바래봉 철쭉은 새삼스러운 곳이 아니다.
오히려 철쭉으로 유명한 여타의 산들보다 못한 것을 느꼈다.

20년도 더 지난 세월에 정령치를 출발 세걸산, 고리봉을 지나면서 팔랑치 재부터 바래봉 밑에까지 확 트인 공간에 펼쳐진 봉우리마다 피어있는 멋진 철쭉 군락을 보는 순간  "아버지가 이 좋은 모습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구나" 하는 생뚱맞은 생각을 했던 것을 잊지 못한다.
부친이 돌아가신지 20년이 더 지났는데 갑자기 아버지의 모습이 오바랩 된 것은 이해를 못하지만 지금도 선명하다.

봉우리 봉우리에 다른 식물들과 구분되어 피어있는 철쭉군락과 능선길에 발목까지 올라오는 푹신한 수입산 목초의 느낌이 바래져 있었다.
쩔쭉은 경계 구분없이 여기저기 피어 있으며 목초는 세월의 무상함일까 사람의 발길때문 일까 흔적만 남아있어 과거의 느낌을 아는 사람만이 그 아쉬움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가 봄의 기간이 짧아 졌다는 것이 실감난다.
20여년 전 바래봉 능선의 철쭉은 5월 20일 경이 절정이었는데 올해는 5월 8일인 오늘이 절정이니 전반적으로 꽃이 피는 시기가 10일 정도 빨라진 것이 아닌가 싶다.

20여년 전에는 운봉읍에서 팔랑치 재로 바로 올라가 바래봉까지 능선길을 걸었는데 길이 바뀌어 그 운치를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 당시는 팔랑치 재까지 가볍게 오른 것으로 기억하는데 팔랑치 재로 바로 오르는 길은 흔적이 없고 입구서 부터 바래봉 아래까지 비스듬하게 돌로 잘 정돈된 오르는 길이 산을 찾은 산꾼들이 지리함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입구 비석
입구서 부터 삼거리까지 이어진 돌길
삼거리 이정표
모두가 걷고싶은 한적한 숲길
세석철쭉 : 진분홍이 아닌 연한 분홍색으로 세석산장 근처의 철쭉색과 같아 세석 철쭉이라 부른다.
철쭉 군락지 팔랑치 재 가는길
철쭉 군락지
철쭉꽃과 나
능선길 인증 샷
바래봉 정상과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줄선 등산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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